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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명 기사보기(MBC 포토뉴스)...담쟁이 시인 도종환을만나다

종명이 2010. 3. 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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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

강의장에 들어가는 도종환 시인

유명강사를 초청해 시민들에게 좋은 강의를 전해주는 해피수원아카데미 강의장에서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서만 봐왔던 도종환 시인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강단 위에서 강의 중인 모습

도종환 시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멋지게 낭송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의 삶은 살아가면서 모든 어려움이 있지만 어려움을 잘 이겨내면 나중에는 항상 좋은 일이 꼭 온다고 한다.

길을 가다 비 맞고 있는 꽃을 보면서, 꽃은 진종일 비에 젖는데 꽃의 향기는 빗물에 젖지 않고 꽃의 빛깔도 지워지지 않는구나 하는 시인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제는 나도 자연을 보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에서 배우는 생활의 지혜'라는 제목의 시로 강의를 했던 도종환 시인은 서른두 살의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를 암으로 잃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어 두 자녀를 키우며 막막했던 자신의 삶속에서 작품들이 탄생했다고 하면서, 역경과 고난 속에서 진솔하게 쓴 시들이라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의가 끝난 후 팬으로서 기념촬영

그리고 우리가 살면서 항상 바쁘다고 하는 사람은 항상 바쁘단다. 하루가 25시간이 되어 한 시간이 더 생기면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바쁜 건 결국 마찬가지라고, 주어진 현실에서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헤어져 외갓집에서 자란 그는 당시에 편지를 잘 쓰려고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작가를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했고, 어렸을 때는 만화를 잘 그려서 아이들이 돈을 주고 사갈 정도라고 자랑하며 그림에 소질이 많았었다고 했다.

수강생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

도종환 시인은 2009년 '직장인 100만 명이 뽑은 내 인생의 시 한편'에서 1위를 차지한 자신의 작품 '담쟁이'도 소개하면서 요즘 우리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인기가 있나 보다고 말하며 1시간 40분 넘게 진행한 그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수강생들과 기념촬영

시인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담을 오르는, 혼자만이 아닌 옆의 줄기까지 함께 벽 위에 오르는 담쟁이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힘든 요즘이지만 용기를 내라고 그의 시 '담쟁이'를 소개한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박종명 시민기자 / 2010032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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