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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귀선님 박종명기사 내용입니다

종명이 2008. 3. 3. 10:48
"아! 숭례문"
황귀선 시인의 "아 ! 숭례문"

 

▲ 이때는 불이 꺼지는 줄 알았는데..(TV 화면에서)

저는 엇그제 황귀선 시인의 시 한편 "아! 숭례문"을 받아 보고 이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본인의 고등학교 5년 선배님인 유명한 황귀선 시인께서 숭례문 화재를 보시고 시 한 편을 보내 주셨기에 숭례문을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공개합니다.

아 ! 숭례문

글 황귀선


저 지난밤
우리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죽었습니다
불에 타 죽었습니다

2008년 2월 10일 밤 8시 610년을 일기로
죄도 없이 화마에 휘말려 다섯시간 사경을 헤매다
기어이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치솟는 불길에 하늘도 경악했던 밤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붉은 불덩이 검은 연기 휘저어
어지러운 세상 무심한 인간들 원망하며
불귀의 서울 하늘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타서 죽는 것은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을 위해서다, 라는
그 경고 같은 유언을 남기고
서울 600년 묵묵히 지켜주시던 숭례문이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신 내 아버님처럼
홀연히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세계 11번째 국력, 아이티 ( I T )강국
80여대의 첨단 소방차
용맹을 자랑하는 300여명 소방 기술진
5000만 국민이
한덩이 화마에 져서
국보1호를 빼앗기고 말다니
세계 향해 창피하고 하늘 보기 부끄럽다

아 ! 대한민국
오천년 민족 혼이요 우리의 자존심인데
왜란 호란 6.25동란에도 당당이 서서
들고나는 우리 마음 열어주고 닫아주곤 하였는데

 

오호라 통곡이요

애통하고 원통하여라  참 암담하고 황당하여라

누가 이 슬픔 중지 시키랴
폐허를 바라보는 뺨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누가 닦아 줄 것이냐
헌화의 국화꽃에 눈물 떨어지고 고개숙인 조문객 흐느끼는 소리
눈물 먹은 흰구름 하늘 돌고 까마귀도 날아 와 까악 까악
산천 초목아 너도 소복을 하여라
한강 물 그대도 머물렀다 가오
애달픈 진혼곡 님 부르고
어호 호화 땡그랑 땡그랑 상여소리 남산울리네

아 ! 숭레문
당신이 그렇게 위대한 줄을 당신이 따나신 오늘에야
당신을 존경 할 줄도 그때는 미쳐 몰랐지요
당신이 그토록 소중 할 줄도 이제야 비로소
당신을 제가 사랑하고 있는 줄도 오늘에사 감지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그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
한양 600년 역사의 숨결 어린 그 의연한 자태
다시는 보지 못 하겠지요
당신 닮은 숭례문 다시 세운다 한들 어찌 당신만 할 것이며
그 때의 혼 까지 불어 넣을 수 있으랴


 

▲ 훨훨 타는 숭례문 모습이다.
우리는 모두가 죄인
살아실제 섬기기 다 못한 불효자처럼
예를 갖추라는 숭례문에 무례를 범한 죄인
제일 범은 예방에 태만하고 화마에 무력했던 우리들
제 이 범은 말만 조잘데는 나 너 자신들
방화범이야 차라리 말 할 의미도 벌 줄 가치도 없느니

혀 깨물고 부복을 하여도 시원치 않을 -
국민은 통곡하고 분노하노라

숭례문이요 용서하지 마옵소서
우리는 국보1호 당신하나도 못 지킨 부끄러운 중죄인
긴 아픔과 슬픔을 가해
우리의 모든 것 모든곳을 고치게 하소서
세상에 잠긴 검은 구름 걷어내고 살맛나는 세상 만들게 하소서
중벌내려
우리를 괴롭히고 슬프게 하는 것들 자동 소멸되게 하시고
그늘 진 이 가슴 볕들게 하소서
중벌에 중벌 내려
분열된 힘 흩어진 마음 모아 어떠한 시련도 가볍게 극복하고
항상 웃음과 희망에 사는 국민이게 하소서
잃어버린 본래의 우리 모습 찾아 아름다운 미래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하여
평화와 번영 누리다가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림하게 하소서

아 ! 숭례문.
엎드려 당신을 사모합니다


 

▲ 식당에서 황귀선 시인과 만난 시민기자
위의 시를 보면서 제가 그날 느꼈던 울분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 내용에 모든 국민도 동감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시를 소개합니다.

참고로 간단하게 황귀선 시인의 약력 및 대표적인 저서를 소개한다면,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셨는데 고향 보은에는 법주사 들어가는 길옆 큰 정원에 황귀선시인 시비가 있다기에 지난해 가을 속리산 문장대 등반 시에 일부러 찾아가 보니 큰 비석에 시 한수가 적혀 있는 웅장한 시비를 관람하고 왔었다.

황귀선님은 지금은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 현대시인협회 이사이신 전 (주)모닝 글로리 대표이사이신데 그동안 주옥같은 시들이 있는 저서가 다수 있는데 작가의 대표적인 시집 중 "사랑에는 쉼표가 없습니다. 보청천" 등 한동안 베스트셀러 책들이 서점에도 나와 있는 시인이다.


박종명 시민기자 2008-03-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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